오랜만에 예전 살던 동네에 다녀왔습니다. 그 동네에는 늘 고요하고 한적한 저수지 하나가 있었습니다.
노을 질 무렵이면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산책을 즐겼던 공간. 카페에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그 주변 산책로에는 또 고요함이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업성저수지입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업성저수지는 일몰 질 무렵이면 노을이 예쁘다 하여
'노을 맛집'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업성저수지에 도착하니 추억의 판도라 상자가 펼쳐집니다.
여전히 그대로 좋은 저수지와 주변 숲, 그리고 한편에는 수변생태공원 조성이 한창입니다.
고요한 저수지에 소란스러운 변화입니다.
저수지 주변에는 먹거리타운, 영화관, 키즈파크, 카페거리, 볼링장 등이 조성될 예정이며,
수변 산책로와 자연관찰 교량, 조류 관찰원과 야생화 정원까지 명품호수공원으로 탈바꿈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곳입니다.
입소문이 덜 난 곳이라 드나드는 이가 드문 비밀 아지트 같은 업성저수지 '가로수길'로 향합니다.
제가 업성저수지에서 가장 좋아하던 공간입니다.
메타세쿼이아가 가로수길을 형성하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저수지와 그 너머의 아파트가 빼꼼 보이는 숲길입니다.
이 가로수길은 영성교를 지나 조금만 올라오면 입구가 보이는데 따로 표지판이 존재하지 않아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 길로 안으로 들어가면 울창한 녹음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숲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로수길 왼편에는 높은 턱이 있고, 그 턱을 넘으면 드넓은 목장이 보입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업성동에 자리한 '대림목장'입니다.
그리고 가로수길 오른 편에는 업성저수지가 보입니다.
사실 업성저수지는 1972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전된 저수지로 총면적만 하더라도 35ha에 달한다고 합니다.
내년에 공사가 완료된다면 더 말끔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숲길에서 나와 다시 발길을 돌립니다.
타박타박 거닐다 커피 한 잔이 그리울 때면 마음에 드는 말끔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저수지가 보이는 곳에 자리한 덕분에 눈도 마음도 어디에 가든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시원한 자연이 펼쳐집니다.
오랜만에 찾은 업성저수지, 현재 2021년 명품호수공원을 목표로 재탄생 중이라 과도기에 있습니다.
내년에 오면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웠던 업성저수지에서 숲길도 걷고, 멍하니 저수지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매번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소박한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졌으면 그게 바로 여행이고, 힐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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